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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님이 남긴 희망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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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2-09-11 조회5,9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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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님이 남긴 희망의 씨앗

제2건학기금 3천만원 기부, 사후에 7천만원 기부 약속



뜨거운 더위를 몰아낸 가을 기운이 본격적으로 깊어지기 시작한 지난 9월 7일 오후, 학교에 뜻밖의 귀한 손님이 찾아 왔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이사 스님 한분을 대동하여 총장실을 방문하신 비구니 스님은 70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허리도 꼿꼿하고 목소리도 정정하셨다.



총장님과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함께한지 얼마 안 되어 스님은 품속에서 1,000만원 짜리 수표 3장이 담긴 봉투를 내놓으셨다. 그리고나서 제일 먼저 꺼낸 한 마디가 “절대 기사화하지 말라”는 당부였다. 정갈하고 겸손한 몸가짐, 온화한 낯빛에 바라보고 있는 이들의 마음이 절로 평온해지고 미소를 띠게 만드는 그런 스님의 입에서 나온 조용하지만 단호한 한마디였다.



스님은 평생을 포교에 매진하셨다고 했다. 매월 생활비를 아껴가며 적금을 들어 모은 돈으로 땅을 사고 절을 지으셨다. 마련한 땅이 서울 근교의 제법 큰 규모여서 건축 관련 규제가 풀리면 불사를 크게 이루려 했지만 시절 인연이 맞지가 않았다. 세월이 흘러 칠순의 연세가 되자 스님은 본래 계획했던 불사를 다 이루진 못했으나 그 또한 부처님의 뜻이라 여겨 모든 것을 정리하고 요양원에서 여생을 마칠 준비를 하고 계시다고 했다.



스님은 “불교 발전과 우리 사회의 안녕을 위해서는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종립 동국대에 보시하기로 결정했다. 동국대가 훌륭한 인재들을 많이 배출하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불교만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평안하고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생각을 여러 차례 강조한 스님은, 당신이 기부하는 돈이 그러한 곳에 사용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장학금을 받는 인재들이 우리 사회의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이었으면 좋겠는 바, 지원대상은 스님이 아니라 일반 학생이면 좋겠다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이에 김희옥 총장은 “스님의 보시금은 학교 발전을 위해 긴요하게 사용하겠으며, 따뜻한 인성과 전문적 지식을 두루 갖춘 글로벌 인재를 배출하는데 더욱 진력하겠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스님은 앞서 기부하신 3천만원과 별도로 7천만원의 10년 만기 보험증서가 담긴 봉투를 하나 더 꺼내시면서 “수령인을 동국대학교로 바꾸려했더니 보험회사에서 학교의 사업자등록증 사본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사본을 요청하셨다. 당신이 가진 모든 재산을 학교에 기탁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과 더불어 우리 대학으로서도 보험 만기수령금을 기부하신 것은 스님이 최초였다.



교정에서 스님을 배웅해드리면서 이렇게 거룩한 뜻을 갖고 실천해주시는 분들이 있었기에 동국의 지난 100년이 있었고 앞으로의 100년도 원대한 꿈과 희망을 품고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곡식이 익어가는 추수의 계절, 새 학기가 시작된 어느 가을날 오후 문득 학교에 찾아와 큰 선물을 주고 가신 스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스님이 주고 가신 것은 기부금만이 아니라 동국 100년에 대한 희망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새삼 옷깃이 여며졌다.